달리다굼 — 마가복음 5장, 야이로의 딸과 믿음의 2단계

야이로의 딸. 이 이야기는 단순한 기적 기록이 아닙니다. 믿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하나님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시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장면입니다. 야이로는 회당장이었습니다. 그 당시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극도로 적대시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야이로가 모든 지위와 체면과 사람들의 시선을 다 내려놓고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딸이 죽어가고 있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은 이미 다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오셔서 손을 얹으사 살게 하소서”(막 5:23). 이 한 마디 속에 믿음의 첫 번째 단계가 담겨 있습니다. 내 방법이 다 실패했을 때, 더 이상 자존심을 붙들 수 없을 때,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것. 마가복음 5장에 담긴 야이로의 딸 이야기는 믿음의 두 단계를 통해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 두 단계를 이해할 때, 우리가 어떤 자세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하나님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일하시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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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이로의 딸 — 믿음의 두 단계가 시작되는 장면

야이로는 회당장이었습니다. 당시 종교 권력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야이로의 딸 앞에서는 아버지일 뿐이었습니다. 회당장이라는 지위도, 인맥도, 재물도 딸 하나를 살릴 수 없었습니다. 모든 방법을 써봤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그 실패가 야이로를 예수님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마가복음 5장 21절부터 읽어보면 흥미로운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야이로만 말합니다. 예수님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으십니다. 야이로가 간구하고, 예수님이 그와 함께 걸어가실 뿐입니다. 믿음의 첫 번째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내 방법이 끝났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기 전까지 하나님 앞에 무릎 꿇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존심이 있고, 방법이 남아 있는 것 같고, 아직 내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일하시는 자리는 종종 내 방법이 바닥난 그곳입니다. 야이로가 그랬습니다. 그의 완전한 실패가 그를 예수님 발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하나님은 종종 우리의 실패를 통해 우리를 당신 앞으로 데려오십니다.

야이로의 입이 닫힌 순간 — 두 번째 단계의 시작

예수님과 함께 집을 향해 걷던 중, 집에서 사람이 달려왔습니다. “당신의 딸이 죽었나이다. 어찌하여 선생을 더 괴롭게 하나이까?”(막 5:35). 야이로의 딸이 죽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 순간 야이로의 입이 닫혔습니다. 마가복음 5장 전체를 읽어보십시오. 그 이후 야이로가 한 마디도 말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야이로의 입이 닫힌 바로 그 순간,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그 하는 말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이르시되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 하시고 (마가복음 5:36)

믿음의 두 번째 단계는 이것입니다. 내가 하는 것을 멈추고, 예수님이 하시는 것을 바라보는 것. 첫 번째 단계에서는 내가 말했습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야이로가 포기한 그 순간이, 예수님이 시작하신 순간이었습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성경 전체에 흐르는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내가 비워질 때 하나님이 채우십니다. 내가 멈출 때 하나님이 시작하십니다.

손을 펴는 것이 믿음이다

손을 꽉 쥐고 있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계속 말하고 있는 동안, 하나님의 말씀은 들릴 자리가 없습니다. 야이로의 입이 닫혔다는 것은, 쥐고 있던 손을 편 것입니다. “나는 이제 끝입니다”가 “이제 당신이 하십시오”가 되는 순간입니다. 이것은 체념이 아닙니다. 가장 깊은 형태의 믿음입니다. 내가 포기한 것이 아니라, 더 크신 분께 맡긴 것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히 11:1). 야이로는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 하나를 붙들고 걸어갔습니다. 보이는 현실은 절망이었지만, 말씀은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고 하셨습니다. 야이로는 현실이 아니라 말씀을 선택했습니다. 야이로의 딸 앞에서 일어난 이 장면이 오늘 우리에게 묻습니다 — 지금 당신은 현실을 보고 있습니까, 말씀을 보고 있습니까.

“이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 말씀을 비웃는 세력

집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울며 심히 통곡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이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막 5:39). 그러자 사람들이 예수님을 비웃었습니다. 야이로는 그 비웃는 사람들을 쫓아낼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그들을 다 내보내셨습니다. 내가 싸운 게 아닙니다. 예수님이 하셨습니다.

우리 마음에도 말씀을 비웃는 세력이 있습니다. “그게 말이 돼?”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야.” “이미 늦었어.” 내가 아무리 다짐하고 결심해도 사라지지 않는 그 생각들입니다. 그 세력은 내가 없앨 수 없습니다. 내가 싸울수록 더 깊어질 뿐입니다. 예수님이 쫓아내셔야 합니다. 야이로가 그 비웃는 사람들을 쫓아낸 게 아니듯, 내 마음 안의 비웃는 세력도 예수님이 내보내십니다.

달리다굼 — 내가 끝난 그 자리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아이의 손을 잡으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달리다굼 하시니 번역하면 곧 소녀야 내가 네게 말하노니 일어나라 하심이라 소녀가 곧 일어나서 걸으니 나이 열두 살이라 (마가복음 5:41-42)

달리다굼. 소녀야, 일어나라. 야이로가 살린 게 아닙니다. 예수님이 살리셨습니다. 야이로의 믿음이 살린 게 아닙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살리셨습니다. 야이로는 손을 폈고, 예수님이 일하셨습니다. 믿음의 두 단계가 완성된 장면입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야이로는 하나님 앞에 무릎 꿇었고, 두 번째 단계에서 입을 닫고 예수님이 일하시도록 맡겼습니다. 그 결과 죽은 딸이 살아났습니다.

야이로의 딸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이 전하시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 방법이 바닥난 그 자리가 하나님이 시작하시는 자리입니다. 지금 당신의 손이 꽉 쥐어져 있습니까? 아직 내 방법을 붙들고 있습니까? 야이로처럼 내 입이 닫히는 순간, 내가 완전히 내려놓는 그 순간, 예수님이 시작하십니다. 내가 끝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이 시작하십니다.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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