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왜 가장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한 소년을 선택하셨을까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는 그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 답은 엘라 골짜기가 아니라, 훨씬 이전의 조용한 들판에서 이미 쓰여지고 있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 이전 — 들판이 왕을 만든다
베들레헴. 유다의 작은 마을. 누구도 이곳에서 왕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한 아이가 태어납니다. 이름은 다윗. 사람들이 그에게 맡긴 것은 왕관이 아니라 양떼였습니다. 아침이면 양들을 이끌고 들판으로 나갔고, 해가 질 때까지 이름 없는 목동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들판은 조용했습니다. 하지만 그 조용함이 가장 큰 스승이 되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별이 떠오르면 창조주를 생각했습니다. 양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끝까지 찾아나섰습니다. 사람들은 양 몇 마리라고 말했지만, 다윗에게는 맡겨진 생명이었습니다.
어느 날 사자가 양떼를 덮쳤습니다. 목동이라면 도망쳐도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도망가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곰이 나타났습니다. 들판에는 도와줄 병사도, 무기도 없었습니다. 오직 어린 목동과 하나님만 계셨습니다. 그날의 싸움은 누구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보고 계셨습니다. 사람들은 들판을 외로운 곳이라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들판을 왕을 준비하는 학교로 사용하고 계셨습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
평범한 어느 날 베들레헴에 선지자 사무엘이 찾아옵니다. 이새는 아들들을 차례로 불러세웁니다. 첫째가 들어옵니다. 당당한 걸음, 넓은 어깨. 누가 봐도 왕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사무엘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또 한 사람, 그리고 또 한 사람. 집안은 점점 조용해집니다.
그 순간 마음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울렸습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사무엘이 묻습니다. 아들이 모두입니까? 이새가 머뭇거립니다. 막내가 있습니다. 양을 치고 있습니다. 사무엘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 아이가 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앉지 마십시오.
잠시 후 문이 열립니다. 먼지와 햇볕에 그을린 얼굴, 손에는 아직 목자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왕을 찾고 있었지만, 하나님은 목동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임합니다. “일어나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 그가 바로 그다.”
기름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환호도 없었습니다. 박수도 없었습니다. 약속은 시작되었지만 현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저녁 다윗은 다시 들판으로 돌아갔습니다. 양들은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 — 돌 하나와 믿음 하나
40일. 엘라 골짜기에서 이스라엘과 블레셋은 마주 서 있었습니다. 해가 떠도 아무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해가 져도 아무도 검을 뽑지 않았습니다. 그 침묵을 깨는 소리가 계곡을 울렸습니다. 블레셋의 장수 골리앗. 거대한 그림자가 골짜기를 덮고 창날이 햇빛에 번쩍였습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어디 있느냐?” 왕도, 장수도, 용사도 모두 땅만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한 소년이 언덕을 넘어옵니다. 형들에게 도시락을 전하러 온 것입니다. 골리앗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소년의 표정이 바뀝니다. 그는 창의 길이도, 갑옷의 무게도 보지 않았습니다. 단 한 문장만 들었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모욕하는 소리.
다윗과 골리앗이 마주섰습니다. 다윗은 왕이 내어준 갑옷을 하나씩 내려놓았습니다. 무거웠고 손에 익지 않았습니다. 대신 시냇가로 내려가 매끄러운 돌 다섯 개를 집었습니다. 멀리서 골리앗이 비웃습니다. 막대기를 들고 개를 잡으러 왔느냐.
두 사람의 거리가 좁아집니다. 물맷줄이 허공을 갑니다. 돌 하나가 손을 떠납니다. 작은 돌은 하늘을 가르고 정확히 골리앗의 이마에 박혔습니다. 거대한 몸이 앞으로 기울더니, 쿵. 온 계곡이 흔들렸습니다. 40일 동안 사람들을 붙잡고 있던 두려움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다윗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오늘의 승리는 사람의 힘이 아니라 여호와께 속한 것입니다.
동굴에서 시작된 왕의 나라
골리앗이 쓰러진 날 사람들은 다윗을 노래했습니다. 그 노래는 왕 사울에게 칼보다 날카로웠습니다. 그날부터 다윗은 왕에게 쫓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밤이면 동굴, 낮이면 광야. 잠들 집도, 내일을 약속할 곳도 없었습니다.
다윗은 아둘람 굴로 몸을 숨겼습니다. 그런데 발자국 소리가 들렸습니다. 한 사람, 또 한 사람, 점점 많아졌습니다. 찾아온 사람들은 군인이 아니었습니다. 빚에 눌린 사람, 억울한 사람, 마음이 무너진 사람. 세상이 실패자라 부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윗은 그들을 밀어내지 않았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강한 사람만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세상이 버린 사람들을 모아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아둘람 굴은 도망자가 숨는 곳이 아니라 왕의 나라가 시작된 곳이었습니다. 훗날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넘어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도 죄인과 상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세상이 밀어낸 사람들을 하나님은 결코 밀어내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 고린도후서 5장 21절
들판의 목동, 골리앗 앞에 선 소년, 동굴 속의 도망자. 다윗과 골리앗은 용기의 이야기이기 이전에, 하나님께서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한 사람의 마음을 빚어가시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당신이 서 있는 들판도, 당신이 숨어 있는 동굴도 하나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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